하늘 위에서 사라져가는 날개짓
새들은 지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씨앗을 퍼뜨리고, 곤충 개체 수를 조절하며, 해양과 육지의 먹이망을 연결합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인류의 활동으로 인해 많은 새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2025년 IUCN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조류 종의 약 14%가 멸종위기 등급에 속하며, 일부 종은 한 세대 내에 절반 이상 개체 수가 감소하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가장 빠른 속도로 멸종 위기에 다가서고 있는 새 5종을 선정하여, 그들의 특징, 서식지, 위협 요인, 그리고 보전 활동을 살펴봅니다.
1. 카카포 (Kakapo, Strigops habroptilus)
뉴질랜드 고유종인 카카포는 세계에서 가장 무겁고, 날지 못하는 앵무새로, 야행성 습성과 독특한 향을 지닌 녹색 깃털이 특징입니다. 현재 야생 개체 수는 약 250마리로, 외래 포식자인 고양이·족제비·쥐 등에 의해 치명적인 위협을 받습니다. 서식지 파괴 또한 심각해, 현재는 포식자가 완전히 차단된 섬에서만 생존합니다. 보전 활동으로 개체별 GPS 추적, 건강 검진, 번식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 번에 2~3개의 알만 낳고 번식 주기가 길어 개체 수 회복 속도는 매우 느립니다.
- 현재 개체 수: 약 250마리
- 주요 위협: 외래 포식자(고양이, 족제비), 서식지 파괴
- 보전 활동: 철저한 포식자 차단 섬에서의 번식 프로그램, 개체 추적
2. 자바메추라기 (Javan Scops Owl, Otus angelinae)
인도네시아 자바섬 고산지대에만 서식하는 희귀 부엉이로, 울창한 이끼숲과 고산림에 의존합니다. 개체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매우 적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농지 확장과 삼림 벌채로 서식지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보호구역 지정과 복원 사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식 범위가 극도로 좁아 기후변화와 서식지 교란에 대한 적응력이 낮습니다.
- 현재 개체 수: 미상(매우 적음)
- 주요 위협: 농지 확장, 삼림 벌채
- 보전 활동: 산악 보호구역 지정, 서식지 복원
서식지가 극도로 제한적이어서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합니다.
3. 북극흰올빼미 (Snowy Owl, Bubo scandiacus)
눈처럼 흰 깃털과 날카로운 시력으로 유명한 북극권 맹금류입니다. 전 세계 개체 수는 약 2만8천 마리지만, 기후변화로 북극권 툰드라 환경이 변하며 주 먹이인 레밍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먹이 부족은 번식률 저하와 서식지 이동을 초래하며, 일부 개체는 더 남쪽으로 내려와 인간 활동과 충돌 위험에 노출됩니다. 현재 먹이 서식지 보호와 번식지 모니터링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 현재 개체 수: 약 28,000마리
- 주요 위협: 기후변화로 인한 먹이(레밍) 감소
- 보전 활동: 먹이 서식지 보호, 번식지 모니터링
빙하와 툰드라 환경이 변화하면서 먹이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4. 스푼빌 스내프 (Spoon-billed Sandpiper, Calidris pygmaea)
부리 끝이 숟가락 모양인 희귀 도요새로,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동남아시아 갯벌에서 월동합니다. 개체 수는 약 660마리로, 이동 경로상의 갯벌 매립·해안 개발로 주요 서식지를 잃고 있습니다. 국제 이동 경로 보호 네트워크와 인공 번식 프로그램이 가동 중이며, 서식지 복원이 성공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대표적인 장거리 철새입니다.
- 현재 개체 수: 약 660마리
- 주요 위협: 해안 개발, 갯벌 매립
- 보전 활동: 국제 이동 경로 보호, 인공 번식
이동 경로상의 서식지가 줄어들면 생존이 불가능해지는 대표적인 철새입니다.
5. 마다가스카르뿔닭 (Madagascar Pochard, Aythya innotata)
한때 멸종된 것으로 여겨졌으나 2006년 재발견된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오리입니다. 현재 약 100마리만 남아 있으며, 호수 오염과 어획망 혼획이 주된 위협입니다. 인공 부화와 서식지 정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개체 수가 극히 적어 질병이나 환경 재해가 발생하면 한 세대 만에 멸종할 수 있습니다.
- 현재 개체 수: 약 100마리
- 주요 위협: 호수 오염, 어획망 혼획
- 보전 활동: 인공 부화, 서식지 정화
개체 수가 매우 적어 단일 질병 발생에도 멸종 위험이 큽니다.
이들의 공통된 위기 요인
- 서식지 파괴 — 도시·농업 개발, 삼림 벌채, 해안 매립
- 기후변화 — 먹이 사슬 변화, 번식 시기 불일치
- 불법 포획 — 애완·관상용 거래, 밀렵
- 외래종 침입 — 고양이, 쥐, 뱀 등이 알과 새끼를 포식
국제 보전 활동
- 국제철새보호협정(AEWA) 참여 확대
- 서식지 복원 및 보호구역 확장
- 인공 번식·방사 프로그램
- 지역 주민 교육과 지속가능한 생계 지원
2025년 전망
현재 감소 속도가 이어진다면 이들 5종은 향후 10~30년 내 야생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 기후변화 대응, 장기적 서식지 관리, 과학적 번식·유전자 관리 프로그램이 반드시 병행돼야 합니다.
맺음말
하늘을 나는 자유로움은 인류에게도 영감을 주는 상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그 자유는 영영 사라질 수 있습니다. 멸종 속도가 가장 빠른 이 새들을 보호하는 것은 지구의 하늘을 지키는 일과 같습니다.

